브라이턴전을 앞두고 몰리뉴 스타디움 그라운드에 들어선 순간, 우고 부에노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더해졌다.
23세의 울브스 아카데미 출신 풀백이 프리미어리그 통산 50번째 경기에 출전한 것이다.
단순한 숫자의 기록이 아니다. 스페인에서 무명의 10대 선수로 블랙컨트리에 발을 디딘 뒤, 인내와 좌절, 자기 확신과 흔들림 없는 마음가짐으로 프리미어리그의 주전 수비수로 자리 잡기까지 걸어온 시간 전체가 담겨 있다.
부에노의 여정은 단숨에 이룬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이를 버텼고, 좌절 속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며 성장해왔다.
지난 2024/25시즌 페예노르트 임대 경험은 그의 발전을 가속화했지만, 궁극적으로 그를 믿음직한 수비수로 만든 것은 흔들리지 않는 태도와 내면의 성장이었다.
두 주 전 토트넘 원정 경기는 울브스와 부에노 모두의 발전과 앞으로의 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경기 막판 동점골로 시즌 첫 승리가 무산됐지만, 경기 종료 10분 전에는 클럽 아카데미 출신인 부에노가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다.
경기 직후에도 그는 특유의 차분함으로 소감을 전했다.
“정말 아쉬웠지만, 이 경기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보려고 합니다. 팀은 훌륭한 정신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를 지배했고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야 합니다.”
“팀이 자랑스럽지만, 이제는 다음 경기를 바라보고 다음 승점을 위해 준비해야 합니다. 그 경기에서는 꼭 승리하길 바랍니다.”
그의 대답은 곧 그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좋은 순간이든 나쁜 순간이든 모두 받아들이고, 거기서 무언가를 배우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2021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이후 부상과 긴 결장, 출전 불확실성에 시달렸지만 그는 단 한 번도 긍정을 잃지 않았다.
“그런 힘든 시간들도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순간에도 감사하지만, 나쁜 순간에도 감사해야 합니다. 그게 저를 더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을 찾으려 합니다. 상황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 믿음이 저를 버티게 했습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고 늘 믿었습니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늘 준비돼 있어야 했습니다. 준비되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으니까요. 결국 중요한 건 긍정적인 정신 자세를 유지하는 겁니다.”
그런 태도는 지난 시즌 임대 결정에서도 이어졌다. 2019년부터 성장해온 콤튼 파크를 떠나 새로운 나라와 언어, 축구 문화를 마주한 선택은 큰 도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커리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저에게 정말 큰 한 해였습니다. 페예노르트에 늘 감사할 겁니다. 선수로도, 사람으로도 많이 성장했고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도착했을 때는 큰 변화였지만, 저는 빨리 적응하는 편입니다.”
“잉글랜드에 처음 왔을 때도 16살이었고, 빨리 적응해야 했습니다. 그건 제 안에 있는 부분이에요. 매일 최선을 다하고, 100퍼센트를 쏟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이번 여름 복귀할 때 프리미어리그의 피지컬한 부분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괜찮았습니다. 열심히 준비한다면 어떤 도전이든 맞설 수 있습니다.”
적응력은 부에노가 커리어 내내 보여준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스페인에서 잉글랜드로, 네덜란드로, 그리고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오기까지 그는 변화 속에서 자신을 성장시켜 왔다.
브라이턴전을 앞두고 그는 50번째 프리미어리그 출전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제 우고 부에노는 단순히 유망주가 아니라, 울브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평가받을 자리에 서 있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이렇게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게 정말 기분 좋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하고 싶습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세계 최고의 리그이고,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무대입니다. 기준이 높다는 걸 알고 있었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매일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믿었습니다.”
“이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감독님의 지시에 따르며, 팀을 돕는 게 제 역할입니다. 개인적으로 잘해야 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고 부에노는 단순한 아카데미 성공 사례를 넘어, 울브스의 미래를 상징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팀을 대표하는 젊은 수비수이자, 언제나 성실하고 긍정적이며 다음 도전에 준비된 선수다.
